반복되는 채굴 대행 사기, 이번 타깃은 도지코인
2021-06-29 11:29

일론 머스크의 언급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가격이 급등한 가상자산 ‘도지코인(Dogecoin)’에서 이번에는 ‘먹튀’ 사건이 발생했다.


도지코인 채굴을 대행해 주는 ‘Dogecoin Cloud Mining’ 서비스를 제공하던 ‘wowdoge(이하 와우도지)’ 사이트가 갑자기 접속 불가로 폐쇄되면서, 이 사이트에 대리 채굴을 의뢰한 사람들의 투자금이 그대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와우도지는 채굴 장비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사용료를 받고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으로 채굴을 대신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리 채굴 비용은 도지코인으로 선지급받는 대신 채굴을 통해 얻는 도지코인을 의뢰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대리 채굴 의뢰 비용은 채굴량에 따라 달라졌으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록 성능이 좋은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대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로 가격이 책정됐다.
와우도지는 4월 초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며, 투자 대비 수익률이 괜찮다는 평가가 많아지자 많은 사람들이 와우도지에 투자했다. 실제로 채굴된 도지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출금도 가능했다.
그런데 4월 18일을 전후해 채굴한 도지코인 전송이 이루어지지 않더니 웹사이트가 닫히고, 운영자의 트위터 계정까지 폐쇄되면서, 와우도지에 투자한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지금까지의 정황상 이른 바 ‘폰지사기’라는 부르는 수법으로 사기를 쳤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채굴 대행 사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2017년에도 비트코인 채굴을 대행해 준다는 기업이 우후죽순 등장했었다. 그 중 극히 일부 기업은 지금까지도 채굴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이번 와우도지처럼 이용자를 끌어 들여 투자금을 모은 후 잠적한 사기 행위였다.
더욱이 이러한 채굴 대행은 제대로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해도 꼭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도 아니다. 채굴 대행 서비스에 가입한 시점에서 코인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결과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채굴 대행 서비스는 사기의 위협은 물론이고, 불안정한 수익성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매우 모험적인 투자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와우도지의 경우 정확한 피해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려울 듯 보이지만, 억 단위 금액을 투자했다는 피해자들도 등장하고 있어 피해 금액이 적지 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지코인은 인터넷 밈(meme)으로 유명해진 시바견 캐릭터를 모델로 한 가상자산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비꼬기 위해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생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코인인 만큼 가격도 0.0025~0.005달러(약 2~5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는데,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을 언급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말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처음 언급한 후 1월 말 0.0672달러(약 75원)까지 올랐고, 바로 얼마 전인 4월 15일에 다시 언급한 다음 날엔 0.3952달러(약 442원)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