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퍼거증후군은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관심 분야가 일부 한정된 분야에 집중되는 것이 특징이다. 머스크가 NBC 코미디쇼에 나와 “난 뭔가 말하고 나면 꼭 ‘정말이야’를 붙여야 한다. 내가 가끔 (트위터에) 이상한 글을 올린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또한 내 의식의 흐름이다”라고 했다. 머스크가 가상화폐와 관련해서 즉흥적인 글들을 올리는 것이 그가 앓고 있는 아스퍼거증후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머스크가 올린 트윗 한 줄에 ‘도지코인’ 가격이 폭등했다. 스페이스X의 대표이기도 한 머스크는 트위터에 “스페이스X가 정말로 도지코인을 정말로 달 위에 올려놓을 거야(SpaceX is going to put a literal Dogecoin on the literal moon)”라 섰다. 그가 밝힌 것처럼 한 문장에 ‘정말(literal)’이란 단어를 두 번이나 썼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달’은 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다.
머스크가 트윗을 날리자 몇 분 만에 도지코인의 가격이 32% 치솟았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삼아 일본 시바견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과 영상)을 사용해 만든 가상화폐다.
지난 15일 새벽에도 머스크는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앙 미로의 작품 ‘달을 향해 짓는 개’의 이미지와 함께 “달을 향해 짖는 도지(Doge Barking at the Moon)”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대금이 17조1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피 거래대금 15조5421억1100만 원을 넘었다.
머스크의 삼촌설(三寸舌)에 놀아나는 가상화폐 투기 열풍은 2030세대에 이어 5060세대까지 뛰어들게 하고 있다. ‘닷컴 버블’ 때처럼 큰 피해를 보지 않을 지 걱정이다.